이탈리아 밀라노 여행에서 가장 가고 싶지만, 가장 가기 힘든 곳을 꼽으라면 단연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지에 성당(Santa Maria delle Grazie)’의 식당 벽에 그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Il Cenacolo)일 것입니다.
예약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부터, 실패했을 때의 확실한 대안, 그리고 이 작품을 왜 반드시 죽기 전에 봐야 하는지 그 이유까지 A to Z로 정리해 드립니다.

왜 <최후의 만찬>을 꼭 보러 가야 하는가?
단순히 유명한 그림이라서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서양 미술사에서 ‘원근법’과 ‘심리 묘사’의 정점을 찍은 인류의 보물이기 때문입니다.
- 다빈치의 천재성: 유화가 아닌 템페라 기법을 시도하여 벽면의 질감과 빛을 극대화했습니다. 비록 보존 상태는 약하지만, 그 아우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 배신의 순간을 포착한 심리극: “너희 중 한 명이 나를 배신할 것이다”라는 예수의 선언 직후, 12제자가 보여주는 경악, 분노, 의심의 표정이 실물 크기로 눈앞에 펼쳐집니다.
- 밀라노의 유일무이한 상징: 루브르의 ‘모나리자’는 옮길 수 있지만, 이 벽화는 성당 식당 벽에 직접 그려진 것이라 오직 밀라노 이곳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관람 전 필수 체크: 100% 사전 예약제
이곳은 예약 없이는 입장 불가가 원칙입니다. 작품 보존을 위해 한 번에 딱 30명 내외의 인원만 입장시키며, 관람 시간도 정확히 15분으로 제한됩니다.
① 공식 홈페이지 예약 (가장 저렴하지만 가장 어려움)
- 공식 사이트: Vivaticket – Cenacolo Vinciano
- 가격: 성인 기준 약 15유로 + 예약비 2유로
- 특징: 보통 3개월 단위로 티켓이 오픈됩니다. 오픈 날짜는 홈페이지에 미리 공지되는데, 전 세계 여행자들이 동시에 접속하기 때문에 소위 광클이 필요합니다. 1~2분 만에 모든 시간대가 매진되는 기적을 보게 됩니다.
② 예약 실패 시 ‘여행 상품 투어’를 강력 추천하는 이유
만약 공식 홈페이지에서 매진을 확인했다면, 좌절하지 말고 즉시 가이드 투어 상품을 예약해야 합니다.
- 티켓 확보의 확실성: 투어 업체들은 미리 일정 수량의 티켓을 확보해 두기 때문에, 공홈에서 매진된 날짜도 투어 상품으로는 자리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지식의 깊이: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그림만 보고 나오면 “이게 끝이야?” 싶을 수 있습니다. 가이드가 동행하여 유다의 손에 든 소금 주머니, 사도들의 배치, 원근법의 소실점 등을 설명해 주면 감동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 시간 절약: 현장에서 줄을 서거나 취소표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 여행의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밀라노 도심에서 찾아가는 방법 (교통편)
성당은 밀라노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 주소: Piazza di Santa Maria delle Grazie, 2, 20123 Milano
- 지하철 이용 시:
- M1(Red) 또는 M2(Green) 노선을 타고 Cadorna역 하차 (도보 7분)
- M1(Red) 노선을 타고 Conciliazione역 하차 (도보 5분)
- 트램 이용 시:
- 16번 트램 탑승 후 ‘Santa Maria delle Grazie’ 정류장 하차 (성당 바로 앞)
- 팁: 두오모 광장에서 도보로 이동하면 약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밀라노의 예쁜 골목을 구경하며 걷기 좋은 코스입니다.
관람 시 주의사항 및 체크리스트
- 30분 전 도착 필수: 예약 시간 30분 전에는 매표소(Ticket Office)에 도착해서 예약 확인증을 실물 티켓으로 교환해야 합니다. 늦으면 국물도 없습니다.
- 신분증(여권) 지참: 예약자 이름과 대조하므로 반드시 여권 원본이나 선명한 사본을 챙기세요.
- 복장 규정: 성당 부속 건물이므로 너무 노출이 심한 복장은 피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 사진 촬영: 플래시 없는 사진 촬영은 허용되나 동영상 촬영은 금지되는 경우가 많으니 현장 직원의 지시를 따르세요.
여행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Q&A
Q: 취소표가 현장에서 나오기도 하나요?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확률이 매우 희박합니다. 비성수기 아침 일찍 가면 간혹 취소표를 구할 수도 있지만, 여행 일정이 짧다면 도박을 하기보다 투어 상품 예약을 권장합니다.
Q: 가이드 투어는 영어나 이탈리아어만 가능한가요? A: 대부분 영어로 진행 되는 투어지만, 최근 한국인 가이드가 진행하는 전용 투어도 많아졌습니다.
Q: 관람 시간 15분이 너무 짧지 않나요? A: 네, 매우 짧습니다. 그래서 가기 전에 미리 도판을 보고 공부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투어에 참여하면 입장 전 밖에서 충분한 설명을 듣고 들어가기 때문에 15분을 온전히 감상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Q: 아이와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A: 조용한 관람 분위기를 유지해야 하므로 너무 어린아이들은 주의가 필요하지만,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들에게는 역사적인 교육 가치가 매우 높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알고 보면 소름 돋는 <최후의 만찬> 비하인드 에피소드
이 섹션은 여러분이 현장에서 그림을 마주했을 때 전율을 느끼게 해줄 이야기들입니다. 이 배경 지식을 알고 15분의 관람 시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① 누가, 왜 이 그림을 그리라고 했나?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주문자는 밀라노의 통치자 루도비코 스포르차 공작입니다. 그는 자신의 가문을 기리는 성당 식당에 이 그림을 배치함으로써 권위를 세우고자 했습니다. 다빈치는 당시 공작 밑에서 군사 고문, 축제 기획자로 일하며 이 작업을 맡게 되었습니다.
② 완성까지 3년, 다빈치의 기괴한 작업 방식
1495년에 시작해 1498년에 끝난 이 작업은 다빈치의 완벽주의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그는 어떤 날은 아침부터 밤까지 먹지도 않고 그림만 그렸고, 어떤 날은 며칠 동안 팔짱을 끼고 그림을 노려보기만 했습니다.
수도사들은 속이 타들어 갔습니다. 밥 먹는 식당에 공사가 끝나지 않으니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하지만 다빈치는 “예술가는 사색할 때 가장 창조적이다”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③ “유다를 당신 얼굴로 그리겠다!” 수도원장과의 기싸움
작업이 계속 지연되자 성당의 수도원장이 공작에게 다빈치를 고자질했습니다. 이에 화가 난 다빈치는 공작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배신자 유다의 얼굴을 찾지 못해 고민입니다. 만약 끝내 모델을 찾지 못한다면, 저를 매일같이 독촉하는 저 수도원장님의 얼굴을 유다로 그려 넣겠습니다.“
이 소문이 퍼지자 수도원장은 다시는 다빈치의 작업실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④ 예수와 유다의 모델이 동일 인물? (전설적인 비화)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모델에 관한 것입니다. 다빈치는 처음 예수의 얼굴을 그릴 때, 성가대에서 노래하는 아주 순수하고 아름다운 청년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마지막으로 유다의 얼굴을 그리기 위해 감옥에서 가장 흉측하고 사악해 보이는 죄수를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그림이 완성될 무렵, 그 죄수가 오열하며 말했습니다. “선생님, 몇 년 전 당신이 예수의 모델로 썼던 그 청년이 바로 저입니다.” 세월과 죄악이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이 일화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작품이 가진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왜 이 그림은 이토록 훼손되었는가? (기술적 비극)
현장에서 그림을 보면 생각보다 색이 흐릿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다빈치의 ‘위험한 실험’ 때문입니다.
당시 벽화는 젖은 석고 위에 그리는 ‘프레스코’ 기법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레스코는 빨리 그려야 했고, 수정이 불가능했습니다. 다빈치는 자신의 느린 작업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벽 위에 계란 노른자와 기름을 섞은 템페라/유화 기법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성당 식당의 습기에 매우 취약했습니다. 완성된 지 겨우 20년 만에 그림은 조각나기 시작했고, 이후 전쟁과 홍수 등 수많은 수난을 겪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 그림을 볼 수 있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마무리: 밀라노 여행의 화룡점정
<최후의 만찬> 관람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하나의 ‘미션’과도 같습니다. 예약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어두운 방의 문이 열리고 다빈치의 걸작이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 그 모든 수고가 보상받는 기분을 느끼실 겁니다.
공식 예약을 놓치셨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이드 투어를 검색해 보세요. 그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은 일생일대의 경험이 될 것입니다.
※ 이 글에는 제휴 링크가 포함되어 있으며, 예약 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